나는 생각보다 겁이 참 많고 무서워하는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여행을 다녀왔기때문에 내가 강성이 아닌데도 강성으로 자주 오해를 받는 것 같다. 나의 겁과 호기심이 대립각을 치고 싸우다가 결국 두 눈을 질끈 감고 힘들게 호기심을 선택한 여정인것인데. 난 오늘 눈을 뜨자마자 누군가가 올려놓은 동영상을 우연히 보았고 '장기적출' 사건 사고들을 자세히 알게되었는데, 또 수원에서 납치당할뻔한 남학생의 글을 읽고 정말 무서워서 한동안 혼자 달달달거렸다. 아직도 무섭다. 난 어떻게 혼자 여행을 다녀왔을까? 이집트, 터키, 인도, 네팔, 태국, 말레이시아...여행 도중에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계속 친구들과 연락하고 지내지만, 현지에서 친해진 그 나라 친구들의 절반 이상은 혼자 다니는 내가 좀 안쓰럽고 혹시나 사고를 당할까봐 도와주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되는게 많으면 많을수록 떠남이 힘들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런 두려움보다도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훨씬 컸기에 힘들 것,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선택했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던것 같은거다. 낯선 나. 여행을 떠나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달라져있을까? 아무래도 지금의 나에게 좀 더 여유가 생긴것 같고, 포용력이나 이해심이 많아진것도 같다. 사랑이 뭘까?하고 계속 찾아보았지만 여행 안에서 찾은 소소한 사랑들은 결국 가까운 곳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게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소소한 그것들이 내게 깨우침을 주고, 무엇이 사랑인지 알게해주었다. 네팔 카투만두에서 묵었던 백팩커스 숙소에서 일주일을 지내면서 옥상에 올라가 노래연습을 자주 했었다. 바람불던 옥상에 네팔 사람들의 빨래들 옆에 내 침낭을 빨아서 널어놓고서. 그리고 인도 다즐링의 식당에는 메모를 적은 쪽지도 숨겨놓고 왔다. 다음에 또 다시 방문할 때를 위해서였는데, 언제 그곳에 다시 갈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다.
아무것도 예정된 것이 없었던 그 때. 나는 지금 <Blue Whale Blues> 그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림 구상을 하고있고, 나의 그림이 우울하고 외로워하던 그 친구를 위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림이 다시금 힘을 내어주기를. for my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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