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1. 11. 26. 21:48
엄마가 아팠었던때...나는 생각했다. 엄마가 더 많이 아프게되면 결혼도 하지 말고, 작업도 하지 말고 엄마를 돌보면서 살아야겠다고. 언니에게도 통보아닌 통보를 했었다. 언니는 결혼을 한 몸이고, 아빠도 늙었으니까 내가 돌보겠다고. 권교수님을 오랫만에 뵈었을때...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엄마 얘기가 문득 나와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는데,(말하면서도 조금은 억울했던 모양이다. 내가 이렇게 작업을 쉽게 포기할 수 있었어? 뭐 그런 감정도 있었고, 진짜 엄마가 더 아플까봐서 걱정이 되는 마음도 있었고. 마음은 반신반의 했는데 뭔가 씁쓸하고 내키지 않으면서도 가족을 등지고 내가 하고픈 일만 열심히 하는 삶이 뭐가 중요한가도 싶었고.) 그때 교수님은 덤덤하게 날 바라보며 '그 모든게 다 작업이 된다'고 말해주셨다. 그 모든게 작업. 그때도 알았지만 지금은 더 뼈져리게 알게되는 것 같다.

순간순간 나를 지배하는 감정들. 그것은 온전히 나의 것이니까, 그리고 내가 겪어온 시간들을 다 품고 있는 것이니까 언젠가는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좋은 작업이 탄생하게 되리라. 비록 지금 나는 비루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작업은 더 여물어가리라. 그냥 이건 작은 소망같은거다. 지금까지 꾸역꾸역 어떻게든 해왔으니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거라는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스스로에게 불어넣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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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