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1. 10. 12. 14:42
엄청난 꿈을 꾸었다. 새벽에 잠이 오질 않아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을 읽다가 잤는데.
나는 꿈 속에서 계속 낭떠러지 같은 비탈길을 작은 로컬버스를 타고 달렸고, 도착한곳은 벽에 한치의 공간도 없이 그림으로 메꿔져 있는 장소였다. 그곳에는 낸시 스패로의 드로잉 처럼 기이하고 성적인 도상이 가득했고, 컬러는 레온 골럽의 작업처럼 붉고, 밀도있고, 그로테스크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모금함 같은것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곳에 모금을 해야지만 그림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계속 줄을 서 있다가 내 차례가 되자 그 모금함에 지폐와 동전, 나의 명함, 스티커들을 넣었는데, 모금함이 꿈틀거리면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 나오는 못생긴 괴물(이름이 기억이 안난다)의 입술처럼 내 손을 막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다.

나는 다시 환생했고 장소도 바뀌었다. 아주 시골인데 우석? 우덕?대학교? 라는 곳이었고, 그곳은 마치 폐가처럼 낡고 어둡고 무시무시했다. 몇명의 학생들이 나와함께 그곳으로 들어갔는데, 이런 곳에서 내가 대학생활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억울해서 다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내가 다시 돌아가려면 어느 순간부터 다시 환생을 해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또 다시 환생을 했다. 오늘의 꿈에서 나는 세번 다시 태어났고, 깨어나자마자 지금의 내 모습이 아주 가볍고 깃털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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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