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른다' 라는 것은 어쩌면 깊이 생각하기 귀찮다는 의미일지도.
# 혼자 오전부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할일들을 참 많이도 했다. 집에 오니 밤 열두시 반. 미뤄두었던 친구와의 약속도 지키고 말이지. 뭔가를 많이 했고, 봤고, 사람도 만났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내 가슴속에서는 [이건 아니야] 하고 외치는 것 같다. 너무 가슴이 허하고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계속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답답해져서 돌아오는 한시간 반 동안, 전철에 서서 계속 글을 써내려갔다. 예전에 좋아했던 작가들을 떠올려본다. 여전히 좋아하는 프란체스코 클레멘테도, 프리다도, 네오 라우흐도, 길버트&조지, 듀마스, 니콜 아이젠만, 요나스 붸르게트, 코코슈가, 호퍼...그 모든게 그리워졌다.
# <향수>, <롤라 런> 감독인 톰 티크베어의 신작 <쓰리>를 봤다. 그 영화보고 나도 정말 이쁜 무늬가 그려져있는 천을 방문에 달아놓아야지 했다. 그리고 정말 아끼는 영화들의 포스터도 다닥다닥 붙여놓고. 그림을 구입할 능력이 아직 없으니, 초고화질로 프린트라도 해서 항상 보고 살아야겠다고도.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인데, 흘러가는 시간안에서 정말 솔직하고 담백하게 사랑하고 싶었다. 그런건 영화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꺼야. 그렇게 생물학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많은 것들을 포용할 수 있다면 너와 너 우리 모두가 행복할수도 있겠지.
Text2011. 9. 28.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