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1. 4. 24. 02:01

모든 소망에는 그것을 높게 하거나 낮게 하는 장애가 있다.
생의 절반을 지나 엄밀하게 생각해보니,
소망을 이룰때까지 모든 장애는 단지 변명의 크고 작은 다른 이름이었다.


오소희씨가 쓴 글이 떠오르는 밤. 난 정서가 단단하고 두터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항상 불안하고 가끔은 너무 슬퍼지고 내 안으로 자꾸만 침잠하는 것 같아서 그만큼 타인들에게 배려하지 못하고 산 것이 후회될 때가 있었다. 매번 그 순간이 떠올라 미안한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나라는 인간은 참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들을 다 끌어안고 사는 것 처럼 보일수도 있겠다. 그래서 마음이 아플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만큼 슬프고 기쁠때도 많으니 괜찮다. 나는 감정이 무뎌지는 것이 너무 무섭고, 그만큼 많은 생각들을 애써 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생각에서 나오는 많은 상상들과 감정들이 나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알지못함이 주는 원동력은 매우 크다.
영화 미요코에서 미요코는 자신의 남편인 만화가 야베에게 세상을 증오하고 살아야한다면 더욱 더 세상을 증오하라고. 그러면 우리 둘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미요코의 무릎을 베고 누운 야베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무엇을 끌어안을 수 있으며, 자유와 사랑을 위해서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까. 그저 단순히 나의 즐거움과 열정과 나를 이루는 많은 생각들과 사고와 감정들 뿐인 삶 속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나는 지금 나의 젊음에 응석을 부리고 있는것만 같다. 그래서 나의 청춘에게 조금은 미안하고, 다음에 다시 이 글을 읽었을때 부끄러워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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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