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1. 3. 15. 17:49
얼마전 본 이란과 이라크 합작 전쟁관련 영화가 계속 생각난다.
지뢰를 밟아 발목이 잘려나간 어린아이가 친구가 전해준 미국산 금붕어를 보고 '왜 이것은 이런 색일까?'하며 신기하게 웃는 장면. 왜, 이것은, 이런, 색, 일까, 왜, 이것은......
애도에 관한 작업, 그리고 그 감정에 계속 치우쳐있다보면 가끔 비현실적인 상상이 증폭되곤 하는데 요즘은 예전에 내가 그렸던 그림들을 보고 가끔 섬뜩해서 놀란다. 일본때문인 것 같다. 그들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들의 몽타주가 그들의 상황과 오버랩되고 있기 때문에. 아으. 요새는 매번 일어나면 꼭 일본 관련 뉴스만 찾아보고 있다. 그리 좋아하지 않던 일본이지만 이건 그저 남의나라 일이 아니다. 히로시, 싱코, 세이지, 와카토 이 넷은 이집트에서 만난 친구들인데 다들 무사하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계속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언제 어디에서 화산이 폭발하고 여진이 발생할지 아무것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나는 그저 여기에서 기도하는 수 밖에. 나는 오늘도 애도에 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가 그리는 이 행위가 어느 누구에게든 어디에서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감사할텐데. 그 어떤 누구에게든 영향을 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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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