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상실의 시대(노르웨이 숲) 영화에서 나오코와 와타나베는 계속 걸었다. 풀밭을, 산기슭을, 차가운 바람아래의 나무를 빙빙 돌았다. 차가운 바람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걸었다. 걸으면서 그들의 생각들은 떨어져나갔다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이 전혀 가벼워지지 않은 채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마음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마주했다.
청춘. 뭔가 나의 어릴적 청춘을 상기시켜준 영화였던 것 같아서 마음 한켠이 찌리릿 뭉클 먹먹해져왔다. 그때의 그 복잡다단했던 순간들이 막 울렁울렁 거려서 말이다. 슬프기도 하고.
트란 얀 훙 감독의 영화는 영상미가 돋보인다. 컬러와 앵글. 켄이치..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