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하면서 창밖을 보고 있는데, 2007년 홍대 작업실에서의 내가 떠올랐다. 그때도 이렇게 창가를 보고 앉아서 캔버스에 붓칠을 하곤 했는데. 홍대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을 하는 건 정말 빅 재미였드랬다.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의 나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고 느껴지지만, 그때의 나는 남편도 아기도 없었지.ㅎㅎㅎ 참 세월이 많이 흐르긴 흘렀구나...했다. 14년 전의 일이다.
예전의 나도, 지금의 나도,
현실적으론 많은 여유가 없지만 내적으로는 많이 자유롭다. 어떤 상황이든지 좋은 것을 먼저 기억하려는 능력은 정말 나의 큰 장점이다. 안좋은 일들은 금방 잊고, 이전의 좋았던 기억들을 가지고 다시금 힘을 낸다. 어떤 상황이든지 점점 맷집이 생기고,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에 두 발을 붙이고 살아간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참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니. 자신에게만 관대한 것은 분명 문제가 되지만, 그러지 않기위해서 오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작업실에 앉아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