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9. 8. 19. 08:18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고 가신 부부 작가님들... 이런식으로 책임을 감당하지 않더라도 온 힘을 다해 작업해왔던 진심은 주변 작가들이라면 다 알았을텐데. 부고 소식을 들은 날로부터 한동안 멍했고 아무일도 할수가 없었다. 그분들께서 말하신 그 '허망함'이라는 단어 앞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진시우 작가님은 14년 전 나의 첫 개인전(가 갤러리)을 할 수 있게 해주셨던 분이었고, 이정민 작가님은 인도에서 내 생각이 난다며 예쁜 인도달력에 메모까지 적어 보내주셨던 분이었다. 만날때마다 따뜻한 말을 건네주셨던 분들이었다. 옥인 콜렉티브라는 활동을 하기 전부터 작가님의 전시를 보러다녔었는데...이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어제 만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 L작가님은 눈물을 보이셨다. 우리 모두 다 이런 각박한 현실안에서 힘들게 작업하고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독이고 힘내자 응원하며 실낱같은 용기를 얻으며 살고있는데. 뭔가 마음 깊은 곳에서 후두둑하고 소중한것들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 그분들이 얼마나 힘드셨을지는 아무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작업이 뭘까. 인생이 뭘까. 한숨만 쉬어지고 마음이 너무 아픈 날들. 부디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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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