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새 작가 작품의 광팬이기에 루프에서의 전시소식이 너무 반가웠다. 예전에 고추절단기라는 그림을 구매하려다 못사서 넘 아쉬웠었는데, 이번 전시에 또 마음을 끄는 작품이 있었다. 좋은 페인팅작업을 보는날은 진짜 행복한 날이다.
위의 그림 제목은 <산책하는 얼굴>이다. 밤의 괴물들이라는 이번 전시는 밤에 활보하는 술취한 여성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황들까지 확대하여 그린 것이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전시를 볼때에는 술에 취한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부곽되지는 않았고, 캔버스 안의 컬러와 시원시원한 붓질들로 막힌 것들이 뻥!하고 뚫리는 느낌이랄까 그런 이은새 작가만의 미감이 훨씬 더 먼저 느껴졌다. 작가는 언제든 다시 뒤섞일 것 같은 상태처럼 보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작가의 말대로 유동적인, 우연적인 회화의 특징을 너무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업방식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작업들인데, 나는 이런 작업들을 너무 너무 좋아한다.
오프닝때 가질 못해서 미리 다녀온 분들의 사진으로 보고난 다음 실제로 보게되었는데, 컬러가 진짜 오묘해서 카메라가 담아내질 못하는 것이었다. 역시...!!! 표정이 뭔가 막 설명할 수 없게끔 시선을 잡아끄는 마력같은게 있다고 느껴지면서 이 그림을 사야겠다는 강렬한 마음이 들었고, 바로 큐레이터분과 통화해서 홀딩을 걸어두었다. 이제 전시가 끝나면 이 그림은 나의 것이 된다. 야호!
지금까지 나의 컬렉션은 1.안창홍 선생님의 판화작품 / 2. 작년 유니온 아트페어에서 산 흑표범 작가님의 드로잉 / 3. 이번 유니온 아트페어에서 산 곽인탄 작가님의 작은 입체물(뇌) / 4. 내 생애 처음으로 컬렉션 되는 이은새 작가의 페인팅 <산책하는 얼굴>되시겠다! ㅎㅎㅎ 너무 신나고 행복하고 기쁨이 막 터졌다. 이번 개인전이 끝나면 가야겠다 생각했던 인도여행을 포기하고 그림을 산 것인데도 너무 기뻤다. 나의 인도....안녕.... 좋은 그림은 큰 이유가 없다. 그저 좋은것이다. 이은새 작가는 타고난 페인터라는 생각. 그래서 더 더욱 오래도록 그의 그림이 보고싶다.
루프에서 경리단길 근처에 있는 P21으로 이동해 최선 작가님의 전시를 보았다. 마지막 날이어서 헐레벌떡! P21은 2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운데에 어떤 샵을 두고 양쪽으로 갤러리가 나 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공간의 느낌이 너무 좋았고, 작가님의 작품들과 잘 어울렸다. 북한에서 흘러오는 바닷물을 가져와서 소금을 추출하고 그 소금이 천정에서 떨어지는 입체작업과 지렁이 드로잉 벽, 오디페인팅 등의 평면 작업이 공간을 채웠다. 바로 위 사진은 유니온 아트페어때 최선 작가님이 주신 선물! 감사합니다 잘 간직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