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평범한 풍경이지만 난 이 사진이 너무 좋다. 4개월째 나의 핸드폰 배경화면이 되어주고 있는 카이로의 사닷역. (붉은색 M자가 메트로 표시다.) 고고학박물관은 카메라 반입이 금지라 숙소에 카메라를 두고 나왔다가 이 곳에서 30분쯤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핸드폰으로 찍었다. 심각한 교통난 세계 2위인 이곳에서 내가 몇번이나 무단횡단을 했었나. 정말 미친듯이 달리는 차로를 뛰어드는 스릴 만점의 목숨건 무단횡단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건널 수 없는 곳이었다. 정말 시끄럽고 정신없는 카이로의 한복판이지만 메트로에서 나와 길 건너 오른쪽 두번째 블럭 안으로 들어가면 맛있는 구아바를 파는 가게가 있고, 거기서 50m만 가면 발품팔아 무작정 찾아갔던 캐네디안 호스텔이 있다. 싱글룸이 45이집션 파운드였으니까 약 9000원 꼴이었는데, 그리 싼 편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일하던 알바생들이 너무 어리고 착해서 마음이 갔던 곳이다. 나의 이집트 여행 마지막 날, 정말 아쉬움이 뚝뚝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 날, 지금도 카이로 카이로 카이로 카이로 중얼중얼거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바로 여기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꼭 한번 더 이곳을 가고 싶다. 너무 많은 미련과 아쉬움을 남기고 온 것 같다. 병이다,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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