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10 꿈 이야기
  2. 2012.07.09 더 스토닝 +
Text2013. 1. 10. 22:48

 

 

오늘은 꿈을 두개 꿨다. 작업방에서 그림그리다가 잠깐 눈 붙이거나 할 땐 꿈 안꾸는데, 침실에서 침대에 누워 자면 꿈을 자주 꾼다. 처음 꾼 꿈은 내가 한달동안 이란에 굴을 잡으러 다녀오는 꿈이었다. 너무 생생했다. 이란에 간김에 아바야(눈만빼고 다 가리는 검은색 옷)도 사왔다. 그리고 나서 이란여행은 힘들다며 더 자야겠다며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장소는 러시아였다. 러시아에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레일기차만 다녔다. 나는 버스를 타고 차장에게 저 기차를 타야 공항으로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지금 당장 내리란다. 그래서 나는 광장에 덩그러니 서 있었고, 레일기차는 빠르게 내 옆을 지나갔다. 그런데 그 광장이 러시아 붉은광장이었다. 갑자기 저 멀리에서 하얗고 큰 괴물같은게 내쪽으로 걸어왔다. 아주 하얗고 악어가죽의 피부를 가진 개인데, 앞발 하나가 굉장히 컸다. 다른 사람들은 그 괴물들을 피해 달아났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괴물의 앞발 하나를 잡고 악수를 했다. 그리고나서 그 괴물한테 계속 쫓긴다. 나는 러시아의 학교 안으로 도망쳤고, 러시아 학생들이 줄을 서서 먹는 음식도 봤는데 초콜릿과 씨리얼이 섞인것을 종이컵같은데 담아서 먹고 있었다. 나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냐면 돈이 없었기때문에.ㅋㅋㅋ 바깥은 삐까뻔쩍한 건물들이 많았고, 난 아주 낡고 허름한 건물안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그 건물 벽화는 온통 데이비호크니 그림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건너편 건물들은 아주 하얗고 비싼 호텔들이었는데 그 건물은 창문조차 없었다. 마치 베트남에 있을법한, 나무로 지어진 허름한 집이었다. 그 건물 꼭대기층까지 올라가니 바로 아랫층이 구멍을 통해 보였고, 주인할머니가 카펫 위 흔들의자에 앉아서 어떤 하얗고 작은 새를 만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도이터 가방 50-60리터는 되보이는 큰 배낭을 맨 사람들이 속속 들어온다. 그곳은 게스트하우스였다. 나는 왠지 그 새가 이상하게 느껴져서 계속 꼭대기층에서 지켜봤는데 알고보니 그 악어를 닮은 개 같은 괴물이 변신한것이었다. 그 집주인이 키우는 동물이었다. 내가 누워서 잠이 들어야 하는 곳에는 침낭이 하나 있었는데 그 침낭을 들춰보니 바닥에는 그 괴물이 싸논 똥 덩어리들이 있었다. 나는 그 똥들을 무시하고 그냥 침낭위에 몸을 뉘였다.

 

눈을 떠서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글을 보았는데,(이집트 여행에서 만난 여행 광 친구다.) 이란과 러시아 여행을 가려다가 일본으로 가기로 정했다는 글이 적혀있는 것이었다. 정말 재미있는 우연이 아닐 수 없었다. 꿈을 꾸기전에 그 글을 본적도 없는데, 이건 어찌 된 일일까? 정말 신기했다. 나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이란과 러시아 여행을 몇달은 하고 돌아온 느낌이었다. 내가 아바야를 갖고 싶어 하는 걸 알고, 그 친구가 이란에 가면 내 선물로 사올거라는 글도 재미있었다. 나는 살아 생전 이란과 러시아를 가볼 수 있을까? 그런 경험을 누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가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꿈속에서 흥미진진한 여행을 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내 여행보다도 더 스펙타클한 경험이 내 꿈 속에서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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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
Movie2012. 7. 9. 00:20

# 감정적으로 힘이든다. 그래서 이 글 쓰면서도 사진도 올리기 싫다. 진짜. 자꾸 이미지 생각날 것 같아. 이란 영화 <더 스토닝 오브 소라야 M>을 결국 봤고, 후폭풍은 거의 <그을린 사랑>을 봤을때 만큼이나 심각하다.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며 큰 결심을 하고 보았다. 이런 영화는 꼭 봐주어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그런데 신념이고 뭐고...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힘든 영화였다. 일어나자마자 영화를 봤고, 오늘 하루가 끝날때까지 계속 장면 하나하나에 시달리고 마음이 아리다못해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반 탈진. 그 누가 돌팔매 처형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상상을 할 수 있겠느냐말이다. 이게 정말 실화이고, 동명의 베스트셀러 책의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 힘든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자의 팔을 'ㄱ'자로 만들어 뒤에서 밧줄로 묶은 뒤 구덩이를 파서 허리까지 묻고 아버지, 그의 남편, 그의 아이들....그렇게 알라의 뜻이라는 외침과 함께 차례대로 있는 힘껏 그녀의 이마를 향해 돌을 던지는 그 장면을...어떻게 상상하겠느냔 말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서 솟구치는 피와...그렇게 차분하던 그녀가, 죽음은 두렵지 않다던 그녀가, 고통에 울부짖는 그 한숨과 신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보고 있어야 하는지. 피투성이가 된 그녀의 상반신과 그녀 주변으로 피범벅이 된 돌멩이들.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이게 지금 이 현 시점에 지구의 반대방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는다. 지금도 가슴이 막 벌렁벌렁하고...미칠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턱이 덜덜 떨렸고 온몸에 기운이 쭉 빠져 입을 막고 보았다. 그런데다, 로트레아몽의 시집 '말도로르의 노래'를 읽었는데 그 시집 38페이지에는 "너는 돌을 들어 그녀를 죽여라"라는 시구가 있었다. 정말 미칠노릇이었다. 왜 하필 지금 나는 이 시집을 읽었으며 왜 하필 그 시구가 거기에 있었나. 나는 지금 무서워서 잠을 잘수가 없다. 꿈에 나올것 같아. 나좀 누가 쓰담쓰담해주면 좋겠다. 그런데 아무도 없다.

 

# 아무것도 아닌것에 너무 많은 것을 걸고 산다. 좀 더 심플해지고 싶다. 많은 생각, 많은 감정, 많은 이야기들, 많은 말 말 말 말 말. 무엇이 중요한가. 내가 너일 수 없듯이 너가 나일 수 없고 나는 널 모르고 너가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보고 느끼는지 단지 말 말 말 말 뿐인 그것을. 진실인지 농담인지 거짓인지 반반인지 확실한지 금방 변할 수 있는 건지 단지 누군가와 공유했던 무언가인지 정확하지 못한 것들을 내밷은 건지 대충 쉽게 이야기한건지 어렵게 이야기한건지 진심을 돌려 이야기한건지...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걸까.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무엇을 더 공유할 수 있지? 그저 말은 말일 뿐. 더 이상의 기대도 해서는 안될 일이다. 아무것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단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추억과 그날의 공기, 이미 다 흩어져버린 그 미소들만 남아있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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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