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사랑일까(2012) 라는 영화가 좋다길래 봐야지 해놓고 우리, 사랑일까요(2005)를 보았다. 영화 중반 이후부터, 엥? 이 영화가 아닌가? 하면서도 끝까지 다 봤다. 그래도 이 영화도 나쁘지 않았고, 다시 인연에 대해서 생각했다. 2012년은 내게 짧지만 강렬했던 몇 가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생각들을 공유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있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기에는 너무 짧고도 긴 시간을 보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하고 무의미한 말들이 단지 허공에 쏟아지기만 했다. What is the important thing? There is a such a thing as only illusion...매일매일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객관적인 대답은 커녕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조차 없었다. It will make me crazy to think about us! I never thought of us... 그것은 명확한 '문제'였고, 마인드 컨트롤 밖에는 단지 해답이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은 너무 순간적이어서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이고, 또 쉽게 잊혀졌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런 순간은 있다. 너무 짧고 강렬해서 결국에는 그 순간으로만 기억되고 마는 그런 것. 인연이 있다면 다시 만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그냥 그렇게 잊혀져 가는 것일 뿐. 나는 어쩌면 이 영화 속 에밀리처럼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있으면 작년 내가 설레어하며 여행을 떠났던 그날이 돌아온다. 그렇게 1년이라는 세월이 또 훌쩍 지나가다니...새롭지 않은 내가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저 물 흘러가는대로 놓아두면 모든것이 자연스러워진다는 건 당연한 세상의 이치다. 인연을 믿는다. 그 많은 추억들이 쌓여 지금의 나와 그를 이루었듯이.
# 나중에 나만의 집이 생긴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음악+영화 감상실을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넓은 작업실을 만드는 것이다. 벽에 방음장치를 하고, LP판들을 모으고, 울림이 좋은 스피커와 큰 화면과 편안하고 아늑한 카우치를 놓을 것이다. 한쪽 벽에는 씨디를, 한쪽벽에는 디브이디를, 한쪽 벽에는 책들을 쌓아두고싶다. 그리고 "블루스의 밤", "탱고의 밤", "스윙재즈의 밤", "몽골음악의 밤" 등등을 만들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엠프도 있으면 좋겠다. 기타 연습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만을 위한 큰 작업실. 언제쯤 내가 큰 작업실을 가질 수 있을까? 라고 했더니 그는 대부분의 기적은 골방에서 이루어진다는 말로 나를 위로해주었다. 기적을 위해서 오늘도 화이팅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