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소를 보고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예약 없이 무작정 택시로 이동했다. 이 곳은 총 7동의 병동이 있고, 그게 뒤쪽에서 하나의 복도처럼 쭉 이어져있다. 그러니 바깥을 나가지 않고도 7개 병동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말. 이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느낌이 정말 싸하면서 좀 으슬으슬 춥고 무섭기도 했다. 과연 어떤 작품들이 이 장소에서 빛을 내고 있을까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예약하지 않고 간 사람들은 우리의 기차 시간 한참 뒤에나 입장을 시켜준단다. 그래서 이거 어쩌나, 다시 돌아가야 하나, 아까운 택시비.... 이러고 있는데, 그 안에서 갑자기 "미술 관계자분들이세요? 하고 물으셔서 작가라고 하니까 그냥 들여보내주셨다. 오 하~! 내가 가지고 있는 예술인 패스도 종종 쓸모가 없을 때가 많은데 왠지 오늘의 작가 패스가 기분이 좋긴 좋았다.
공간이 주는 아우라...말해 뭐해. 정말 한동 한동 전시를 보는데, 여기 안 왔음 정말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돌아오는 기차 시간에 딱 맞게 전시를 보았다. 이 전시는 다 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도착했을 땐 너무 흐린 날씨였는데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고새 맑아졌다. 푸른 하늘보단 회색 하늘이 이 공간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광주 비엔날레 당일치기. 셔틀도 제때 못 타고, 본관과 병원 두 군데밖에 못 돌았지만 전시가 너무 좋아서 기분이 업되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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