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끝이 열린다.
물이 불었다.
황금빛 언덕에 그늘이 진다.
산, 산에 골안개
초원의 외로운 천막이 바람에 펄럭인다.
가축몰이는 끝이 났다.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
망설임
문 위로 달이 더디 돋는다.
음력 이십오일이 가까웠다.
암소가 이리저리 다니다가 초원에서 밤을 지낸다.
젖이 줄어드는 때가 가까웠다.
발바닥 알서 나뭇잎이 바스락
가을 풀이 말랐다.
앞쪽 게르를 향해 가만-히 살핀다.
남몰래 정이 들었다.
이스돌람『만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