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2. 10. 17. 22:57

나는 어릴적부터 집중이 안되면 자주 집안의 구조를 바꾸었다. 가구, 침대, 책상, 선반 등등을 완전히. 이번에는 2미터 높이의 행거를 거실 창문앞에 놔봤다.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어두컴컴한것이...새로운 느낌이다! 구석구석에 짐들을 끼워 넣는것이 마치 큐브놀이 같아서 넘넘 재미있다. 최대의 효율을 생각하며 짐의 넓이와 높이를 재고 머리를 굴리는것도. 그래서 나는 이케아 가구들이 좋다. 내 마음대로 조립하고 필요없는 선반은 떼어버릴수도 있으니까. 이젠 작업 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겼고, 그만큼 나의 생활반경은 좁아졌다. 그래도 나쁘지 않아.

작업을 하려고 앉으면 자꾸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그저 나의 생활과 일상이 착! 달라붙어서 작업이 되기를 바라는데, 나는 작업을 마치 무슨 신성한 제단에 제의를 올리듯 하는 것 같아 약간 우스웠다. '작업해야지' 하고 캔버스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반명상을 하는 꼴이라니. 나와 소통을 해야하는 작업의 시작은 매번 힘이 든다. 언제쯤 꾸역꾸역거리지 않고 내 안에서 폭발하는 무언가를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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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