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richard selesnick&nicholas kahn
비가와서 Sigur ros음악을 듣고 있다. 정재일의 눈물꽃 앨범을 들으려다가 포기. 도저히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음악은 듣지 못하겠다. 먹먹한 마음을 자꾸만 글로 남겨놓으면 그 마음이 영영 먹먹해질까봐 글로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런 노력들이 무색할 만큼 나는 끊임없이 습관처럼 기록을 한다. 마음이 먹먹한 이유는 기약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서로를 생각하는 것 조차, 잊어버리는 것 조차 쉽지 않다는 사실 때문이다.
떠난 이는 떠남에 있어 충분히 누릴수 있는 가치있는 시간들을 보상받는다. 그리고 남은 이는 스스로에게 필요한 장소와 안정된 공간을 얻는다. 우리는 각자 위치한 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해질 수 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고. 그 해 여름, 은은하고 포근한 파랑으로 가득채운 사람이 거기에 있었다고 그렇게 말해주어서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행복해서 눈물이 날 만큼. 그 해 여름은 진한 핫 초콜릿의 향기와 장미빛의 뜨거운 꿈을 내게 안겨준 사람이 여기에 있었다. 이제 곧 가을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