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속이 너무 메스꺼워서 토를 했는데 내 오장육부가 입으로 다 쏟아져나왔다. 흥건한 붉은 피와 서로 연결연결된 위장, 소장, 대장, 간, 쓸개, 요도까지...그 중 심장은 정말 작았다. 거의 손바닥의 1/3 정도의 크기였다. 그런데 내 오장육부는 안쪽과 겉쪽으로 분리되어있었고 자칫 겉쪽을 버릴 뻔 했으나 후일을 위해 다 챙겨두었다. 주변 사람들한테 이게 내 오장육부이고 이게 내 입에서 쏟아져나왔다고 설명하면서 내 배를 보여주자 내 배가 명치에서부터 배꼽 위까지 세로로 쭉 갈라져있었다. 난 그 상태에서도 너무 배가고파서 음식과 음료를 먹었고, '아차. 나는 소화기관이 없는데.' 하면서 갈라진 배 안을 슬쩍 보니까 음식물이 그대로 텅빈 배 안에 있었다. 음료는 갈라진 배의 틈으로 찔끔찔끔 흘러나오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빨리 이 일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러번 얘기를 했는데 사람들은 내 상태에 무관심했다. '아. 그랬니?' 정도로만 여기고 있었다. 꿈을 꾸다가 잠깐 눈이 떠졌는데 그때 내가 계속 배를 만지고 있었던 것 같다. 입으로 쏟아졌던 그 느낌이 너무 생생했고, 무서웠고, 징그러웠다. 꿈 속에선 빨리 수술을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서 오장육부 모든것들을 다 기증받아야한다는 사실때문에 속이 상했다. 소장 대장같은 건 어떻게 기증을 받아야 해? 아침부터 이런 상태로 하루를 보내야한다니. 현실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정말 두려웠다.
Text2010. 11. 25.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