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22. 10. 14. 16:33

생각 정리가 어렵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글을 써야지 하고 펼쳐두고도 제대로 글을 못썼는데, 오늘 나는 내 작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삶을 살아가며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을 일상에서 떠올리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내 삶에서 사랑을 이해하는 과정도 죽음을 이해하는 것과 똑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하나의 생명을 키우며 뼈져리게 느낀다. 이제는 사랑을 이해하는 과정이 녹아든 작품을 그려보고 싶다.

최근에 운동을 시작했고, 두달만에 6킬로 정도 감량했다. 살이 빠지니까 허리도 덜 아프고, 이전에 버리려고 했던 옷들이 다 들어가서 돈이 굳었다. 허리 디스크 재활치료와 건강을 위해 좀 더 천천히 나를 돌봐가며 작업을 하려고 한다. 재단 기금 공모가 곧 끝나는데, 그걸 썼다 지웠다 하는 나. 이걸 지금 작성하는게 좋을지 아니면 조금 더 나를 돌보고 나중에 하는게 좋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파일을 다 삭제해버렸다. 급하게 하지 말자... 기금 공모는 언제든 있는거니까. 나의 삶이 변화 된 만큼 자연스럽게 나의 작업이 변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업을 계속 하기 위해서 그간 좋아하던 일도 포기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타투는 시작을 하는 순간부터 몸이 너무 힘이들고, 앞이 안보인다. 이걸 하면 끝-특히 내 몸상태-이 어떻게 될지 알기에 그걸 알면서 내 몸을 망치는게 너무 두려웠다. 일단 많은 고민끝에 그것을 접기로 결정했고 마음에서도, 환경적으로도 덜어내고 정리하는 중이다. 뭐든지 참 쉽지 않다. 그래도 나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것을 한다. 내 마음에 사랑이 가득해서 아가를 볼때마다 행복하니까 그 행복의 순간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내 삶에, 내 작업에 그 생명의 온기가 너무 가득해져서 이제는 이전과 똑같이 작업할 수 없게 되버린 것이다. 이 차곡 차곡 쌓여가는 무수한 감정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도 되고, 내 인생이 어떻게 변해갈지도 궁금하다. 후회는 없다. 온전한 사랑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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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