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적부터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뭐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심리학 책부터 봤었다. 14살때 학교 옆에 있던 중앙도서관에 가서 매번 심리학 책을 2주에 3-5권씩 빌려봤던 기억. 그리고 점점 흥미가 들기 시작할때, 관심있는 철학자들의 책들을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은 끝까지 읽지 못하고 중간에서 포기하거나 내 마음대로 해석하고 주관적으로 읽기 일쑤였다. 대학을 들어가서도 철학책 읽기에 대한 내 집착은 계속되었고, 철학 스터디를 하고, 철학 아카데미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작년까지도 중앙대에서 학기 중간마다 하는 자유인문캠프 수업을 들었다. 스트레스를 받을때는 철학책을 읽으면 나는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철학적 세계 안으로 들어가서 그 안에서 사유를 하다보면 현재의 나를 잊을 수 있었다. 내가 만일 공부에 더 욕심을 낸다면 철학공부를 하고싶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이 생긴다면 박사과정도 밟고 싶다.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배우고 싶은게 생긴다는 것이 너무 좋다.
# 얼마전 <생각하는 여자는 과물과 함께 잠을 잔다> 라는 책을 읽었다. 시몬 베유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졌고, 도나J 해러웨이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깨어있는 여성이었다.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은 예전에 이름만 알았지 제대로 책을 찾아 읽은적이 없었는데, 좀 더 빨리 알았음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나오는 여성 철학자들의 책들을 몽땅 다 읽어보고 싶다. 특히 스피박의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와 한나 아렌트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면 진정한 친구를 만날수 없다고 누가 그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곁에는 점점 딥한 대화가 가능한 친구들이 많아진다. 작업을 하며 알게되는 동료들도, 친구들도,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며 위안이 되는 관계로 발전한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고, 어려움을 아는 친구들이기 때문이겠지. 살아가는데 있어 '내 곁의 좋은 사람'이라는 건 정말 정말 너무 중요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성찰적 비판이 없는 사람과는 절대로 관계를 맺어갈 수가 없다. 이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되는것도 아니기때문에. 결국 자신에 대한 성찰 없이는 아무런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무례한 행동과 말을 하고도 그것이 정말 무례한 것인지 모르고 외롭게 살다가는 거겠지. 말을 뱉고 주워담으려 하면 뭐하나. 어차피 엎질러진 물인데. 그러니 어릴적부터 인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사람을 배우고 경험하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타인과 관계맺기나 삶을 살아가는 방법 뿐만아니라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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