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6. 6. 28. 17:43

# 불면증이 찾아와서 일주일 째 제 시간에 잠을 못자고 있다. 잠을 잘 수 없는 새벽 시간은 왜 그리 힘든건지. 그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고 해가 뜰때즈음 겨우 잠들어 11시쯤 눈을 뜬다. 늦게 일어나면 하루에 대한 죄책감이 좀 크게 다가온다. 몸도 찌뿌등하고, 마음도 편치않은 건 덤. 그런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요즘인데, 아침에 영상 하나를 봤다. 80세인 박경희 할머니 이야기였다. 1956년에 이화여대에 들어갔다가 결혼때문에 학교 졸업을 못하셨고, 50년이 지난 2005년에서야 다시 이화여대에 재입학을 하게 되셨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도 또 다른 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공부를 하시고, 악기도 배우신다는 이야기들이었다. 배움은 끝이없는 것이 맞는데, 이렇게 계속 무언가를 하고자하는 그 마음들이 얼마나 숭고한가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말은 쉬운데 정말 쉽지않은 일들임이 분명하니.

힘이 들때는 내 눈앞의 힘듦에 막막하고, 좌절하고, 견디려고 악착같이 노력하지만 할머니는 "그렇게 힘들때는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다. 일부러 기를 쓰고 애쓰고 살지 않아도,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어느 단계에 가서든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토끼처럼 빨리 뛰어가도 정상에 갈 수 있고, 거북이처럼 가도 갈 수 있더라고...너무 서두르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은 시작하라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 오늘 할머니의 말에 엊그제 잠을 잘 수 없어서 적어봤던 위시리스트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을 너무 단기간에 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여유있고 천천히 행복한 마음으로 살면서 하나씩 해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신랑에게도 위시리스트를 부탁했는데, 나보다 더 많은 하고싶은 일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내것과 비교하니 절반은 같은 꿈을 꾸고 있었고. 나이가 어릴때는 하고싶은게 많고, 나이가 많아지면 익숙한것들이 많다는데...우리는 그 이야기에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 한강작가님의 책과 시집을 오래전부터 좋아했던터라 오늘 라이브 영상이 떴길래 틀어놨는데, 한강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무 큰 위로를 받았다. 미술작품 좋아하신다는데, 언젠가는 한강 작가님께 내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7월 1일에는 정유정 작가님의 라이브 영상이 뜬다고 한다. 시간에 맞춰 처음부터 열심히 들어야지. 어딘가에서든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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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