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국민대 드로잉 수업시간에 <작가와의 대화> 특강을 했다. 학생들에게 내 작업에 대한 설명도 하고 다양한 질문도 받았다. 8년을 다닌 학교인데도 갈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비록 나의 은사님이 지금 그곳엔 계시지는 않지만) 학교는 변한것이 없고, 변한건 나 뿐이었다는. 사회에 나와 종종 느끼는건데 울 동기들, 그리고 선배, 후배들은 정말 묵묵히 작업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 에너지가 좋아서, 나는 지금의 내 모교를 너무 사랑하는 듯.
학교 특강을 마치고, 올만에 서울에 왔기에 미뤄두었던 전시들을 봤다. 4일간 갤러리만 돌아다닌 것 같다.^^
창동 오픈 스튜됴에서 백현진 작가. 퍼포먼스 중이시다. 그리고 그 옆방의 K작가님 오랫만에 뵈어서 넘 좋았고, 신작도 넘 훌륭하셨다. 신작이 완성이 안되서 사진촬영을 못했음. K작가님은 회화는 그저 밥을 먹고 일상을 살아가는 것과 같기에 굳이 현대미술이라는 범주에 넣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절절하게 공감됬다는.
"관계적 시간" 아르코 미술관.
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영상작업을 오래 앉아 집중해서 보는 것이 매우 힘들다. 안창홍 샘의 아드님이신 안지산 작가의 페인팅 작업을 보고 속이 확 트였다. 영상은 5분도 보기 힘든데 회화는 30분 이상도 볼 수 있다. 내가 회화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작업은 옥인 콜렉티브 활동을 하고 계시는 (지금 리움에서 전시중인) 진시우 작가님의 작업이다. 진시우 작가님과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나는 아직 학부생이었고 진시우 작가님은 가 갤러리에서 디렉터를 겸하고 계셨는데, 국민대에서 하는 개인전 프로젝트를 보시고, 개인전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주셨고 즐거운 마음으로 전시를 했던 기억이 있다. 11년이 지난 지금도 작가님과 내가 활동을 계속 하고 있으니 기분이 참 좋다.
이 작업은 원래 의자다리의 아래에 쥐를 조각한 후 설치한 작업인데, 네덜란드에서 사람들이 이 의자에 자꾸만 앉다가 박살이 난 것을 다시 가져와서 인터뷰와 함께 설치한 것이다. 폐기될(?)위기에 처해있는 작업이라 마음이 쓰리다.ㅎㅎㅎ 그러나 폐기 또한 작업의 일부분. 인터뷰를 꼼꼼하게 읽어야 이 작업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르코 전시는 6월 19일까지. 2층의 아카이브들도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