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은 사실 참 우스울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1년 사이 사랑 예찬론자가 된 모양이다. 20대에는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행복이 과연 뭔지, 행복이라는게 내 주위에 있기나 한건지 많이 고민을 했고 항상 찾고 싶었더랬다. 작업이 내게 주는 쾌감과 만족감은 너무도 큰 것이었어서 굳이 사랑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그 행복 안에 존재하면서 굳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찾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있고, 또 그래서인지 단어의 필요성 조차 망각하고 살고있는 것 같다. 이런 내가 스스로 낯설어서 가끔은 이렇게 기록을 해두고 싶다. 클리셰한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 살짝 걱정이 밀려오는 듯.
조금은 다른 이야기이지만, 과거의 유물로 취급받고 있는 낭만주의에 대해 다시 공부해보려고 [우리는 왜 지금 낭만주의를 이야기하는가]라는 책을 샀다. 내가 작업을 대하는 태도, 작업안에서 보여지는 느낌들이 내가 의도하지 않은 낭만의 큰 스펙트럼 안에서 공존하고 있는것인지 아니면 대립항들의 사이에서 그 편차들을, 경계들을 비집고 나오는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을 나름대로 체계화하고 분석하고 싶다. 현재로서는 결과를 이미 내가 알고 있을 법 하지만.
아무튼, 나는 지금 엄청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고, 살면서 행복이라는 것을 찾는것도 어려운데 매 순간 행복의 접점이 갱신되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에 기록하고 있다. 내 다음 작업이 어떻게 변할지는 나도 모르고 그 누구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엄청 많은 변화가 있을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어떤일들이 벌어지고 또 어떤 작업들이 펼쳐질까. 좀 더 실험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몸은 엄청 힘든데 기분이 참 좋은 하루다. 이젠 디디 위베르만의 책을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