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적으면 하루 8시간, 많으면 하루 14시간 계속 작업실에 있었다. 작업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보다는, 공기가 너무 탁하고 콘크리트 떨어지는 늙은 작업실에서 모든 끼니를 해결하고 지내야 한다는 것이 힘에 부쳤다. 밤도 못새고. 아토피가 있는 친구가 작업실에 놀러왔다가, 30분도 있지 않았는데 온몸이 가렵다고 말하는 걸 듣고 얼마나 심각한 장소인지 깨닫게 되었다. 작품을 그리고 마무리 포장까지의 과정은 '먼지와의 싸움'이었고, 결혼한지 한달밖에 안된 신랑의 밥을 차려준건 언제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ㅋㅋㅋ 함께 저녁을 같이 먹은것도 손에 꼽으니. 거의 매일 한끼씩은 돌아가며...하루는 스낵면, 하루는 열떡볶이면, 하루는 우동, 하루는 오징어짬뽕...그렇게 먹었는데, 내가 작업실에서 사발면을 들이킬 때 신랑은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었다고 한다. 흑흑. 이렇게 치열하게 준비한 프로젝트라지만, 막상 디피를 하고 나니 아쉬움만 커져갔다. 작업실 한켠에 쌓여가던 사발면들도 생각이 나고 말이지.
어젠 오전 11시부터 밤 8시까지 디피를 했다. 언리미티드...OOO 행사 하시는 분들이 이 장소 사용했더랬는데 왜 그렇게 벽이 더럽던지, 빠대칠과 페인트 칠을 계속 하느라 예전 학부때 기억이 새록새록났다. 근 10년전의 기억이 스물스물.
준비를 열심히 했으니 이제는 어떻게 될지 걱정은 하지 않으련다. 잘 했다고 박수를 쳐줄지, 좀 아쉬웠다는 소리를 듣게 될지. 그래도 한가지! 곤조있다는 말은 듣고싶다. 나의 작업들이 국카스텐 음악과 잘 어우러져서 더 멋진 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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