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4. 4. 29. 11:52

#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은 흑색이었다. 죽은 소머리, 덜 타서 버려진 시체, 떠내려온 지푸라기와 젖은 나무토막들, 뿌자의식에서 쓰고 남은 꽃잎, 거무튀튀한 쓰레기들이 강물위에 둥둥 떠있었다.
그런데 리시케쉬의 갠지스 강은 에머랄드 비취색이었다. 달빛이 훤히 비치면 비취색들이 반짝거리며 빛났다. 오전 일찍 상류쪽으로 걸어가 강에 몸을 적셨다. 수영도 못하는내가 턱밑까지 갠지스강물을 적시고 손으로 물살을 가르며 휘휘 저었다. 내가 닿은 그 물은 하류로 흘러 사라진 수많은 혼령들을 위로할터였다. 오늘따라, 바라나시의 한 짜이가게에서 인도인들 사이에 앉아 짜이를 마시고싶다. 툰툰아저씨의 짜이가게도 생각나고.

 

# 조르주 바타이유의 책을 읽고난 뒤, 번뜩하며 생각이 나던 것은, 나는, 모리스 블랑쇼보다는 조르주 바타이유쪽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블랑쇼도 좋지만 바타유에 더 가까운 듯. 완전 심취해서 읽었네. 바타유꺼 하나 둘 섭렵해야지. 우선 에로티즘부터.

 

# 요즘도 꾸준히 책들을 사 모으고 빌려두고 읽고 있다. 얼마전에는 가르치는 제자님께 몽골, 티벳 여행기(한비야 저) 선물받고 또 갠지스강 오 드 퍼퓸이라는 책도 헌책방에서 발견했다. 넘 보고싶었던! 20년대에 씌여지고 52년간 출판이 안된 러시아 소설 개의 심장도 빌렸다. 영화와 비교해보며 읽어야지. 책은 점점 쌓여가고, 뭔가 하지못하고 있는 일들도 마음 한 구석에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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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