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나 열정이 부족한게 주변 사람들까지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과 이제 가까이서 얘기하기가 두렵다는 너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한 오늘. 지금껏 오랜 시간동안 나는 그 말에 공감을 해왔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내색하지 못했고 끊어내지 못했다. 그저 받아들였을뿐이다. 이제는 서서히 멀어지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만하면 된다.
글로 자꾸 풀어내고,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이야기들을 반복적으로 주절거리고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봐야한다. 자신이 그렇게 글을 무의식적으로 내뱉게 된 이유를. 아마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경험들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공 혹은 신기루 같은 것. 그리고 대답 없는 질문들. 그러나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많은 경험들은 굳이 글로서 느낌을 다 풀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몸으로 직접 흡수되기때문에 나에게 남아있다. 오롯이 존재한다. 그것이 글을 남겨두지 않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나 나는 글을 쓸 때 단 한줄의 문장이 떠오르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바지런하게 그려진 공책의 선들처럼 주욱 주욱 정직한 짧은 선들을 이어나간다. 몇개의 단어들이 떠오르면 그 단어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긴 글이 내게 주었던 느낌들이 아련하게 멀어져가기도 한다. 나는 지금 어떤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앞에서 말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무색할 정도로 내 글에는 영양가가 없구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