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 하나의 형식에 이렇게 갇혀 있는 것, 행동하고 괴로워해야만 하는 이 속박은 과연 무엇인가? 고귀해서 손댈 수 없는 핵심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 껍데기는 무엇인가? 고귀하든 비천하든, 기쁘든 슬프든, 빛나든 암담하든 살아가야만 하는 이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p.69
이 책에는 크리스마스 잉어 외에도 세편의 단편이 더 있다. 길, 굶주림, 백화점의 야폐. 유대인으로 태어난 비키 바움은 이 단편소설에서 하층민, 장애인, 전쟁을 겪는 사람들, 신경증에 걸린 여자 등등을 굉장히 예민하게 묘사하는데, 이 소설의 전반적인 느낌은 ‘참담함’이다… 마지막 단편인 백화점의 야페에서 그 참담함은 절정을 이루는데… 굶주림에서 느낀 참담함에서 더 배가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먹고사는 문제와 현실을 매우 덤덤하면서도 예민하게, 위트있게 그려낸 것 같지만 읽고 나면 너무 씁쓸하고 슬프다. 참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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