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24. 2. 1. 11:25

우연히 신간도서 라인에서 발견한 책인데, 빌려놓고도 앞에 첫 페이지를 넘기기가 무서워 며칠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손을 댔다. 손을 대자마자 나는 김초롱씨의 트라우마들과 고통의 민낯에 완전히 침몰할 지경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가도 대견하고, 함께 울고 싶다가도 다시 일어나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곱씹으며 읽었다. 결코 그런 고통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는, 바로 그 지점에서 나의 무지함에 너무 창피함을 느끼기도 했고, 과거에 되도 않는 위로를 한답시고 쉽게 내뱉었던 말들(특히 나의 가족에게)이 내 마음에 비수처럼 꽃혀서 너무 미안했다. '특히 우리 언니한테...제일. 난 정말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 동생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도 나를 사랑해주어서 고맙다.'

끊임없이 슬프다가 마지막 즈음에 초롱씨가 그 고통의 시간들을 견뎌내면서 했던 일들 중에서 다리미질과 게스트하우스 청소를 선택한 것에 정말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될 수 있기까지 초롱씨와 초롱씨의 주변 인들의 노력에 정말 감동했다. 그녀가 수천번 마음속으로 되내어야만 했던 것들을 함께 호흡하며 읽어내려갔고,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했다. 꼭 읽어봐야만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잘 모를거라고. 우리는 알아야된다고. 정말 좋은 책을 새해에 읽게 되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초롱씨에게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의 그녀의 삶을 정말 많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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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