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우연히 코란을 들고 가는 꼬마여자아이를 만나서, '이게 뭐야?'하고 물으니 경계심도 없는 꼬마애는 우리에게 코란을 펼쳐 보여주었다. 이 꼬마아이 때문에 하루종일 많은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이 아이에게 코란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데 내가 정말 놀랐던 건 코란이 아니고, 이 아이의 입이었다. 얼마나 가린상태로 말을 했으면 아바야가 입모양으로 접혀있을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고 찍은 거긴 하지만 왠지 이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나를 쳐다보는 꼬마아이의 눈 때문에.
아바야를 입고 물을 마시는 여자를 이집트에서 본적이 있다. 그 여자는 몇겹의 검은 아바야를 들추고 들춰서 안으로 깊이 물통을 집어넣고 겨우 마실 수 있었다. 이 아이는 언제까지 아바야를 입고 살게 되는 걸까?
이 꼬마 아이는 왠지 내가 그리는 그림들과 닮아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에 싸이고, 가려져서 무엇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불안과 '열'을 품고 있는 그런 이미지 같았다. 이 소녀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부디 슬픔 아닌 행복 안에서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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