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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6 꿉꿉한 새벽
Diary2011. 1. 26. 23:30

아침에 해가 뜨기전 집을 나서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해가 지면 돌아오는 것. 요즘은 체념에서 오는 일종의 행복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맙소사. 겨울이 싫다. 얼른 따뜻해져서 전시를 마음껏 보러 돌아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근데 매번 영하날씨니 이제 춥다해도 그게 얼마나 추운건지 잘 모르겠네. 방구석에 누워 사강의 소설을 읽다가 소설 속 조제가 이런 말을 했다.
"질문의 답을 찾아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런 질문이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문제이다."
그녀의 말이 순간 내 마음을 좀 편안하게 해준 것 같았다.

얼마전까지 내게 붙어있던 무기력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아무 소용도 없다고 믿어버린 것들이 하나 둘씩 변화하고 있어서.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의 머리맡에서 자신의 남아도는 힘을 손톱만큼도 나눠줄 수 없었던 기억들도 이제는 잊혀져가고. 그렇게 잊고 잊혀지고 그러면서 또 살고 그러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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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