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뤄뒀던 카페 드 플로르는 내용보단 음악이 참 좋았고, 전생에 대해 다시 또 생각하게 되었다. 시규어로스 음악을 들을때면(매번 그러는 건 아닌데) 아주 극명하고 작은 감각들이 부딪히면서 쓰나미같은 슬픔이 밀려올때가 있다. 오늘도 그랬고, 운명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갑자기 막 슬퍼져왔다. 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했던것들이 나중에 산산조각 부서지더라도 나를 지켜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캐롤처럼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 나는 신이 정말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모르지만, 다양한 종교안에서 새로운 경외감을 많이 느꼈다. 네팔 절에서 일주일간 생활하며 불교의 깨달음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메블라나교가 궁금해서 터키의 콘야라는 도시에가서 7가지 교리를 알았고, 수피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들은 아직까지도 관 앞에서 울며 기도한다. 티벳망명정부가 있는 맥그로드 간즈에서는 연이은 분신자살소식을 들었고, 그들의 간절함에 고개를 숙였다. 종교란 무엇일까. 신이란 무엇일까. 내가 느꼈던 경외감은 다르지 않은 하나의 감정이었는데. 전생을 믿는다, 윤회를 믿는다, 알라를 믿는다, 수피교를 믿는다, 주예수그리스도를 믿는다, 나는 너를 믿는다, 나는 나를 믿는다, 나를 믿는 너를 믿고 그런 나를 스스로 믿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허공의 조물주까지 믿는다....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믿음으로서 큰 안식 말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이기에, 이기적일 수 밖에 없음에 다시 고개를 숙이게 되는 순간.
# 11월 개인전의 전시 타이틀은 <사라진 모뉴먼트>이다. 오늘도 바쁘고 긴 긴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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