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8. 2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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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의 어린 소년이 소의 오줌으로 머리를 감고, 오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입을 그 곳에 대고 있는 사진을 보았다. 남자친구가 우리의 삶에 대해, 우리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며 보내준 사진이었다. 쉽게 잊을 수 있는 사실이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꼭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건 아니다. 남의 불행을 가지고서 우린 그래도 이렇게 풍족하게 살고있으니 고마워야해라는 그런 마음이 아니다. 그저 인간으로 태어나서 겪을 수 있는 많은 일들. 그게 왜 꼭 이곳이 아닌 그곳이어야 할까. 거저 얻어지는 것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우리는 상기하며 살아야 한다. 그게 꼭 이런 지구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우리에게 주는 것들 또한 그렇다. 우리는 매 순간 겸허하게, 겸손하게,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나이먹고 부모에게 기대어 살며 쓰고 싶은거, 하고 싶은것만 하고 살고, 자신을 위해서만 돈을 쓰고 있다면 문제가 정말 크겠지.

 

# 멀리 떨어져 있지만 오래된 친구와의 속깊은 대화는 언제나 기쁘다. 쓸데없는 얘기 다 들어주어 고맙다고 말하지만 절대 그건 쓸데없는 얘기가 아니었다. 그리고 문제는 언젠가는 결단이 나게 되겠지만, 네가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언제라도 그만하라 말해주고 싶다. 너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응원할 수 있다. 우리는 네가 있는 곳으로 가고싶다고 그 새벽에 왕왕 짖어댔지만 언제쯤 나는 그 먼곳에 발을 내릴 수 있을까. 그래도 일년에 한번은 봤었는데 올해는 그냥 넘어가게 되는걸까. 보고싶다, 내 친구.

 

# 내일은 송은아트센터에서 채프먼형제의 전시가!!! 사람들이 들끓것을 예상해서 나중에 한산할때 가야할까 아님 오픈때 가야할까 엄청 고민되는 밤이네. 아름다운 것만이 작품이라는 관념을 깨고 싶다는 그 형제들...아. 작품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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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