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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6.19 방 안의 호랑이_박문영 (추가 예정) 1
  2. 2023.08.09 주마등 임종 연구소 _박문영
books2024. 6. 19. 15:07

박문영 작가님의 이전 책에서는 죽음에 대한 심층적인 탐구가 보였다면, 요즘은 인간의 탄생과 그로인한 육아의 노동을 넘어 선 사랑과 이해(애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관념들은 싹 다 버리고, 전복하고, 비틀면서 다채로운 구조로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문장 하나하나 얼마나 많은 퇴고 끝에 완성을 했을까… 얼마나 연구를 많이 하셨을까 그런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주인공들 뿐만아니라 그 주변 것들에까지 다양한 연구와 노력의 흔적들이 느껴지니 말이다. 하나라도 가벼이 넘기지 않고 어떻게하면 나의 상상을 현실처럼 그려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 의지! 그리고 매번 결론은 상상 그 이상이다.

“연음은 땅에 누워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 그는 무주지 사람들이 처음에 품은 질문을 사랑했다. 열린 강령, 양육 수칙보다 더 자주 중얼거리던 말이었다. 자신이 아는 것 이상을 꿈꾸지 못하는 인간이 인간일까. 자신과 이미 닮은 것만을 사랑하는 존재가 아름다울까. 연음은 그런 물음을 조용히 곱씹어보던 시간이 좋았다.” -p.40

“지구가 열악한 행성이 된 이유를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답할 수는 없었다. 그건 누군가 죽은 이유를 심정지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러니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했다. 지구가 열악한 행성이 될 때까지 누가, 어떻게 살았나. 왜 그렇게 지냈나.”
-p.41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나는 박문영 작가님의 책들이 너무 좋다. 그래서 다 읽지도 않았으면서 뭐라도 남겨놓고 싶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SF 독서모임에서도 이 책을 추천했고 바로 다담주에 읽고나서 토론하기로 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Posted by goun
books2023. 8. 9. 18:32

내가 예전부터 많이 애정하는 박문영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주마등 임종 연구소>라는 책 제목만 보고도 "이건 사야해!"하는 마음에 바로 구매 버튼을 눌렀다.^^ 난 <사마귀의 나라>라는 SF소설을 우연히 접한 뒤 많은 이들에게 그 책을 추천했다. 그러다 SF 독서모임에도 추천을 하기에 이르러...박문영 작가님이 우리의 모임에까지 절판이 된 그 책을 몇권 들고 오셨던 기억이 난다. (아니...복사를 해서 오셨던가? 우리가 복사를 해서 읽었던가? 그것까진 기억이 나질않네...난 현재 절판이 된 그 책을 소장하고 있다!) 아무튼 그때의 작가님은 뭔가 내가 상상했던 대로 진중하고 조용한 느낌의 분이셨고 전시를 하면 꼭 초대해달라고 하셨었는데, 난 육아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때의 그 만남 이후로는 뵐 기회가 없었다. 작가님은 계속 창작활동을 하셨기때문에 계속 책들이 나왔는데, 그때마다 사 놓기만 하고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그래서 주마등 이 책부터 꼭 꼭 빨리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집에 사놓고 몇년간 읽지 못하고 있는 <지상의 여자들>도 펼쳐봐야겠...

울 애기가 그려준 그림을 책갈피로 쓰고 있다. 책을 열때마다 귀여움이 X1000000!!!!!

참 주옥같았다. 연필을 쥐고 몇 문장들은 계속 반복해서 읽었다. 그러다가 내가 죽기전에 가장 먼저 떠올리며 죽고싶은 장면이나 상황들을 남편에게 (갑자기) 카톡으로 보내게되는데......... 남편은 왜 이런 이야길 하냐고 하면서도 "맞아 그때 정말 좋았지" 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나도 마지막으로 떠올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데... 우리 애기랑 셋이서 엄마 까투리 주제곡을 불렀을 때야."란다. 나는 "굳이 그때를 왜?"라고 물었는데, "엄마 까투리 주제곡 가사가 너무 아름답잖아. 내가 불렀을때 가사 틀리면 애기가 아니야 그거 틀렸어 하면서 고쳐주고 다시 같이 부르고...그때가 너무 좋았어." 라고 말했다.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그때 기억이 나서. 난 아기가 태어났을때도 참 행복했지만, 나에게 "엄마는 언제부터 엄마가 되었어요?",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을 하는 현재가 더 행복한 것 같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예전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와 필력으로 엄청난 이미지들을 떠올리고 상상하게 했었는데, 이번에도 너무 자연스럽게 그런게 가능했고, 파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죽음에 더 가까워지려는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생을 더 사랑한다는 뜻일거라는 짐작에서다.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 내가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내용들이 하나로 묶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기때문에 더욱 더 희귀하고 특별하다고 믿고, 그렇기때문에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믿는다. 작가님의 글을 오래오래 읽고 싶다.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