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를 다 읽었다. 빈 공간이 많이 느껴지는 그런 소설이었는데, 그 ‘빔’이라는 것이 부족하고 어설퍼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작가가 그렇게 둔것 같은 느낌이었다. 덤덤하게 쓰지만 뭔가 애정이 가득하고, 여러 상황들을 고정시키는게 아니라 유추하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에서 왜 울컥했지. 정말 그저 자연스레 흘러가는 그런 느낌의 페이지였는데… 그 소녀에게 감정이 이입되었던걸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차오르는 것 같았다. 마지막 ‘아빠’라고 부르는 그 장면에서 더욱.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 클레어 키건은 이 책에서 말을 하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게 아닐까. 따스함에 눈물이 날 것 같았던 그런 소설이었다.
#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 말을 하기 전의 침묵과 말을 한 후의 침묵은 같으면서도 다른 침묵이니까, 나는 계속 무언가를 쓰고 다시 지우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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