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2012. 2. 5. 02:36
바빠야 하는데 바쁘지 않다. 조바심이 나야하는데 조바심이 나지 않는다. 중요한 지인들을 하나 둘 만나고나니 어느새 하루 이틀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리고는 많이 손대지 못한, 마무리가 되지 않은 나의 작업들을 바라보고있다. 게슴츠레.
작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현재 작업을 하지 않는 이들이라 조금은 아쉽기도하다.(그러나, 언젠가는 다시 작업을 할 수 있으므로 '현재'하지 않고 있다에 제한을 두고 말하고 싶다.)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작 작업 이야기에 몰두하려하지 않는다. 대부분. 정치이야기, 그림 판매이야기, 미술가들의 뒷담화...더 구린건 연예 가십들 혹은 쓰잘데기 없는 농담들...etc.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자신의 작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가들이 주변에 많다면, 그렇다면 조금은 덜 외로울텐데. 하는 생각이 막 머릿속을 스치고, 가끔 작업에 대한 얘기를 해주시는 원로작가 선생님의 존재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도 새삼 느낀다.

잠을 자려고 누운지 한시간이 넘어 다시 일어나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뭔가 마음 한구석에 캥기는 부분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좁은 방구석에서 몇달동안 같은 작업들만 쳐다보고 있노라니,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내가 처음에 구상했던 그 느낌이 지금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게 좋게 변한건지 그렇지 못한건지 나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이 되었을지 정 반대일지 그렇다면 어떻게 읽히게 될지 내 손을 떠난 작업이 전시장에 걸렸을 때 작업으로서만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그 어떤 텍스트나 부가적인 설명이 제외된다고 했을때) 그저 이런 잡다한 생각들이 불필요한 것일지 필요한 것일지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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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