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더디고 긴 포물선을 그리며 사라져간다. 그러나 눈을 깜박이다 보면 어느새 밤이된다지.
나는 오늘도 내 둥지안에서 긴 긴 꿈을 꾸었는데, 기척없는 요란한 소음 속에서 내 둥지는 완연한 정적에 쌓였어. 그 안에는 더 깊은 침묵이 있어. 그건 아주 오래되서 낡아버린, 소리를 낼 수 없는 악기같은거야. 무엇이든 좋으니 악기 소리가 듣고 싶어. 나만 들을 수 있는 그런 것. '세상은 환이고, 산다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라고 보르헤스가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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