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본 것. <키리쿠 키리쿠>, <카마수트라>, <아주르와 아스마르>, <나의 지구를 지켜줘 1편~6편>, <걸어도 걸어도>, <신의 간섭>. 이 중에 제일 아름다웠던건 아주르와 아스마르! 이 애니메이션을 왜 지금 봤을까. 두고두고 생각날때마다 아껴가며 다시 볼란다.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사원의 모습도, 색깔도, 아름답고 또 아름답구나.
영화 포스팅을 하려니 나의 어린시절 영화와 관련된 일화들이 떠오른다.
가만 가만 생각해보면, 난 어렸을적부터 영화를 보는 것에 너무 집착을 해서 중학교때부터 비디오를 수도없이 빌려봤고, 시험기간이 되면 시험공부를 하는 그 기간에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견딜수 없어서 2-3주 전부터 준비하면 될것을 한달전부터 시험대비 공부를 하면서 영화를 봤다. 중간중간에도 보고, 시험 전날에도 봤다. 그리고 따로 영화감상평을 적는 노트가 있었는데, 우리 반 친구들은 자주 내 노트를 돌려봤다. 기억나는 건, 그 당시의 나는 '내가 지금 적고 있는 이 글들이 아주 먼 훗날에 내가 작가가 되었을 때, 내게 영감을 줄수도 있을꺼야'라는 막연함 기대감과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 노트를 꺼내어 읽어보면 그저 재미있는 영화감상평일 뿐인데 말이다.
그렇게 계속 영화보기에 대한 습관은 집착처럼 변했고, 그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는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 그치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내러티브에 대한 기억은 점점 쇠퇴하고, 이상하게 색과 감정만 남는다. 그래서 더이상 예전처럼 객관적인 감상평은 쓸수가 없다. 죽을때까지.. 영화감상은 나의 지독한 취미가 될 것 같다. 영화를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해야겠다. 즐기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억울하다. 그것이 일이 아닌 취미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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