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이 끝나고 내게 달라진 점은, 밥 뿐만 아니라 빵, 순대, 떡볶이, 라면을 먹을 때에도 항상 홍차를 겯들여 마신다는 것과 매일 눈 뜨자마자 이집트와 터키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다. 아니면, 여행에서 즐겨들었던 곡들로 선정하거나.
그중 M.O.T의 이상한 계절은 이상하게도 들을때마다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 '너무 자유롭게 꿈을 꾸는 자는 시선을 잃는다-자신이 보는 것을 너무 잘 그리는 자는 깊이의 꿈을 상실한다.' 자크브로스의 <사물들의 질서>챕터를 읽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가 기록하는 것들이 나의 순수한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기를. 그래서 내게 특별한 대상이 되고 그 개체들이 세계로 문을 열어주고 비로소 아무 저항없이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것들이기를.
# 나의 여행의 훈장, 벌레에 물린 상처는 호전될 기미가 없다. 피부과 선생은 내게 벌레에 물린 곳 하나하나에 주사를 맞아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먹는약, 엉덩이 주사, 바르는 약 다 듣질 않으니 그게 최선이라고. "그런데 20군데를 어찌 다 맞나요?"... 주사를 거부하고 약을 타왔는데 역시나 듣질 않는다. 새벽에 가려운 것만 좀 호전되면 좀 더 참아보겠는데. 얼른 나아주세요, 비나이다 비나이다 사막벌레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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