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아프고 무기력할때는 왠지 모를 평온함도 있어서, 뭔가를 계속 해야한다는 마음이 사라지고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몸이 아프지 않은데 무기력할때는 정말 다른 의미로 좀 괴로운 것 같다. 없던 불안감이 샘솟고, 해야할 일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커진다. 내 몸은 고요함을 가장하지만 마음속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 같고, 에너지가 고갈된 것 같은데 움직여야할 것 같고, 책을 읽고 또 읽어도 계속 더 채워야만 할 것 같고, 점점 더 무기력과 우울에 빠져버리는 상태. 그럴때일수록 나는 내가 가진 에너지들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작업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었는데, 이제는 그런 내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저 비어있고, 무기력하고, 누군가가 나에게 내려줄 벌을 받기만 하면 되는 사람처럼 알 수 없는 그 긴 시간들을 기다린다. 그런데 이런 시간들을 통과하더라도 새 작업이 잘 나오기만 한다면 다 해결될것이라는 걸 안다. 나는 지겹게도 이런 단절과 그것들을 잇는 시간들을 꾸준히 반복해왔다. 어쩌면 지금도 지금까지 살아온 그 방식 그대로 나는 살아갈 것이다. 계속 반복해가면서. 새로운 작업이 나올때까지 나는 불안할 것이지만 그걸 견뎌내면 되는 것이다.
# 삶을 초월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Diary2024. 9. 2. 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