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9. 3. 25. 16:29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즈음 더더욱 과거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7년전, 10년 전 그때를 그리워하다 새벽 3-4시가 넘어야 잠이든다. 지금의 나는 또 먼 훗날 내가 그리워할 시간들이겠지만.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느끼는 건, 나에겐 계속 감내해야하고 포기해야하는 순간들이 반복적으로 찾아왔었고 그때마다 불행을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두었던 기억들 때문인것 같다. 지나고나면 그렇게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던 순간들이었는데. 나는 그저 가만히 놔두는 법을 잘 몰랐던건가. 결국 끊임없이 과거를 그리워하며 지내고 있는 요즘. (그렇다고 현재가 불행하고 행복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학교를 나오고나서 못뵀던 선배님을 전시장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그 선배님은 나에게 '아주 아주 오랫동안 이런 대화를 나누지 못해서 그런가. 정말 사람하고 대화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내 눈빛이 너무 살아있어서 좋다라는 말도. 내가 작업하며 살아온 이야기들을 듣던 언니는 너무 놀라워했고, 이렇게 버텨주어서 고맙다는 말도 했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들어오는 예약을 다 감당하지 못하는 내 체력때문에 타투 수강생도 받지 않고, 타투 홍보도 하지 않고, 그저 조금씩 들어오는 일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투에 쏟는 시간들이 꽤 오래 걸린다. 작업과, 일상과, 일을 제대로 분리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일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쉽지 않은 것이다. 디자인에 집중하는 시간에는 작업을 할 수 없고, 작업실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면 작업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매일 매일 작업실에 와서 시간을 버리고, 주워담고, 작업을 위해 빈 시간을 독서로 채우며 오늘하루도 고군분투를 한다. 무엇이 중요한가. 잘 살고 있는게 맞나.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을 읽으며 일상의 조그만 균열들을 메꾸어나간다. 이렇게 시간이 계속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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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