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7. 5. 31. 16:28

# 얼마전 비정상회담에 나온 손미나의 이야기 중에 프랑스의 토론방식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각자 생각의 다름을 이해하면서도 정말 열띤 토론을 한다고. 논쟁이 끝이나면 다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고 하더라. 어릴 적 나는 많은 이들과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할거라 기대했었다. 너의 생각, 나의 생각이 다르기에 오해가 생기고 핀트가 나가고 트러블이 생길지언정, 많은 대화를 통해서 긍정적인 토론의 형태가 오고가는 쪽이 훨씬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름을 알게되는 그 과정은 너무나도 재밌고 새로운 것이었다. (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내 생각이 짧았어! 하며 굉장히 오픈된 마음을 가지고 관계를 맺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대화는 쌍방이어야 가능하지 절대로 일방적이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작업을 한다고 하는 많은 이들조차도 자신의 작업이야기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질문이 나오지 않으면 반기를 들거나 상대를 도리어 공격하곤 했다. 그것은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었고, 또 토론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대부분은 '자신과 맞는 사람 VS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으로 사람들을 쉽게 구분하고, 거리를 두고, 잘 알지 못하면서 평가하려 했다. 난 부딪히고 오해도 받고 하면서 점점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었다. 정말 내가 잘못한 일인가 생각해보다가도 결국에는 상처를 받았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사과를 하는 수 밖에. 난 점점 하고자하는 말을 줄이고, 더욱 더 경청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경청과 이야기 사이에서 나의 노력들은 내 스스로를 많이 성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내 곁에 있어준 많은 이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내가 비록 악의가 없다 할지라도, 의도가 없다 할지라도 많은 이들은 보고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니까. 자신의 미움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라도 과거를 소환해 와서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고 하니까. 어쨋거나 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하고, 언제나 당당하게 살고싶다. 나의 과거에 머물러있는 관계가 있다고해도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때문에. 무엇을 위해 내가 내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노력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결국에는 보지 않을 것들을.

# 난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곁에 있어주는 이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싶다. 만나면 불편하고, 힘들고, 지치는 관계에서 서로를 갉아먹는 그런 관계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내려 놓아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나이가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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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