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감기에 걸리면 쉽게 낫지 않는다. 링겔 맞으면 그날 하루만 딱 괜찮았다가 다시 심해진다. 계속 쉬어야 하는데 쉬질 못하니... 10월엔 이래저래 해야할 일들이 겹쳐서 정신이 하나도 없고. 바쁜건 좋지만 몸이 아프니 괴롭다.
어젠 처음으로 인하대엘 가봤다. 학부생들과 교육대학원생들 수업에 특강을 하러 간 것이었는데, 꽤 많은 피드백을 얻고 온 듯하다. 목이 아픈데 4시간을 주구장창 떠들었더니 오늘 컨디션이 정말 헬. 학부생들은 내가 어떻게 작업을 하며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는지 궁금해했고, 다채로운 질문들도 많았다. 교육대학원 수업에서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좀 더 디테일하게 하고나서 질문을 받았는데, 어떤 분께서 '어린시절에 안좋은 기억이나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보셨다. 꾸준히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해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생경하다거나 혹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안좋은 경험 등등) 그래서 나는 '죽음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나중에 내 아이를 기를때에도 죽음이 삶과 동떨어져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줄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이상한게 아니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해줄 것이다. 죽음이 어둡고 무서운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갑자기 모 갤러리(내가 개인전을 했던 곳)의 대표가 생각난다. 경험하지도 않고 죽음을 이야기하냐며 엄청 비아냥거리던 인간. 그럼 도대체 어떤 사람이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