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5. 2. 2. 04:38


아주 아주 바쁘고 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미뤄뒀던 홈페이지 만들기도 드디어 끝냈고, 드디어 발레도 배운다.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자유입문캠프에선 정말 만족스러운 철학 인문학 미학 강의를 듣고있고, 또 전시도 엄청 빨빨거리며 보러 다니는 중이다. 미뤄뒀던 영화보기와 책읽기...해도 해도 끝이없지만 참 행복하다. 그리고 작업실도 구했네...!

얼마전에는 좋아하는 선배가 장장 7년만에 전시를 열어서 두근거리며 신작을 보고왔다. 작업 스테잇 말미에는 "...그저 살면서 만나는 풍경을 통해 내 마음에 들어오는 감정을 발효시켜 그림이라는 물질적 상태에 가두는 이 일을 즐기면서 끌고 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작업에 있어 최선은 본 것을 꼭 그리고 싶은 순진한 욕심, 그리고 그것을 혼자서 남몰래 성공적으로 그려내고 싶은 근질근질한 마음 속 흥분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중략) 사실 나는 큰 목적의식을 가지고 작업하기보다는 그저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느끼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같다.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가 생겼을 때 그것을 바로 그려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림이 생활속에 들어오기 위해 매 순간 자연스러운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의 일이다."라고 적혀있었다. 이 글은 7년이라는 시간동안 쌓이고 쌓여서 정리된 흔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뭐든 그저 오늘 하루를 열심히 잘 사는게 가장 중요한 일일테니까.

전시를 본 뒤, 친구의 전시장 구탁소(이태원 우사단로-사진)로 이동해서 후배들과 친구들과 오랫만에 만나 왠종일 떠들었다. 위의 전시는 '직업 예술' 프로젝트인데 한달에 한 작가와 다른 직업을 가신 분을 매칭해서 교류하는 작업 방식의 흥미로운 전시였지만 행보를 조금 더 지켜보아야만 할 것같다. 이메일을 통해 교류하면서 의견을 나눈 과정을 보여주고 함께 작업한 밴드의 음악이 전시되었다. 전시를 떠나 그곳에서의 만남으로인해 뭔가 풍요로운 느낌이 들었다. 작업이든 뭐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주는 기운이 좋았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잘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사는 그런 심플한 삶이 좋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에서 온 편지  (0) 2015.02.27
작업실에서 데미안  (0) 2015.02.12
작업실  (0) 2015.01.11
다름  (0) 2015.01.08
안녕  (0) 2015.01.02
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