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는게 맞는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돌이켜보면 그저 열심히 살았다. 너무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20대엔 하고자하는 것, 이루고자 한 것이 많았던것에 비해 가진것이 너무 없어서 부딪히고 짓밟히며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로 살았다.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는 일이 버거웠을때도 있었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가도 지금 아니면 하지 못하는 작업이 있을거란 신념하나로 붓을 놓지 않으려했다. 그러나 나는 그 당시 조급증이 있었던 것 같다. 아니, 확실히 있었다. 전시 하나 둘 안하면 그만인데도 없는 시간 쪼개고, 안되는 체력과 싸우고, 되도 않는 욕심 부려가며 날 채찍질했다. 주변에서는 왜 그렇게 날 못살게 구냐며 걱정어린 충고도 자주 했다. 그러나 그럴때마다 그런 충고가 내게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내가 놓친게 있었다. 이제와 생각하니 돈벌고 전시하고 학비내고 재료비 충당하고 월세내고 학교다니면서 딱 한가지 못한게 있었다. 이제 해도 늦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다가도 여전히 컴플렉스로 남아있는. 어떻게 살아야 맞는 것일까. 나는 왜 그렇게 조급하게 살아야만 했었나.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내가 만일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와 똑같이 행동하겠지. 지금까지 이뤄논 것들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 고맙다가도, '그 조급증만 아니었으면...'하는 생각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나는 이루고 싶은게 정말 많은 사람인가? 매 순간 내가 부족한 것들을 느끼고 있고 꾸준히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조차 예전의 조급증처럼 내가 짊어지고 가야하는 강박인지도 모르겠다. 날 다독이는 밤.
Text2014. 7. 31.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