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싫어하는 벌레중에 <곱등이>라는 녀석은 더러운 곳이나 습한곳에서만 서식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해충이 아니고 익충이라고 한다. 큰것은 검지 한 마디만큼 통통하고 갈색 줄무늬가 선명하며 시도때도없이 펄쩍 펄쩍 뛰어다닌다. 그런데 곱등이가 아무리 익충이라고 해도 나는 그들이 출몰하면 죽이게되겠지. 바퀴벌레처럼. 해충도 아닌데 바퀴와 동급으로 취급된다고 하면 곱등이 입장에선 굉장히 억울하겠다. 흠. 그래서 곱등이가 터지지 않고 죽게 하는 방법을 알게되었으니...! 곱등이에게는 촉이 더듬이 뿐이라서 더듬이 두개를 건드리거나 겁을주면 뒷다리를 스스로 자르고 도망간다한다. 그러면 그 곱등이는 평생 뛰지도 못하고 기어다니다가 죽는 것이다. 흐. 뭔가 잔인한 느낌이 들었다. 손대지 않고 서서히 고통을 주며 죽음에 다가가게 하는.
곱등이라는 녀석이 얼마전에 작업실에 나타나 벌레잡이 인선이가 손으로 잡아주었는데 결국 몸뚱이가 다 터져버렸다. 그래서 다음번에 나타나면 더듬이를 공격할 생각인데, 기어다니며 죽을 그 아이의 목숨을 상상하니 그냥 살려주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냥 내 눈앞에 안보이면 좋겠다. 특히 작업할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