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4. 9. 4. 00:04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업실. 몇년동안 혼자 집에서 작업하다가 피드백이 그리워서 무턱대고 가게 된 그런 곳이다. 작업실 멤버들은 뭐랄까... 완전히 다른 네가지 성향의 사람들이고 작업의 스타일도 모두 달라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네개의 새로운 세계를 들여다보는 느낌이 든다. 역시 어떤 경험이든 사람이 제일이란 생각.

첫날부터 작업실엔 문제가 많았는데, 전구가 몇개 빼곤 다 나가버리고, 양수기 물이 안빠져서 지하 계단 아래로 물이 차고, 자물쇠가 고장났고, 화장실은 헬이었고, 다시 전기를 끌어올리는 공사를 해야했고, 정수기가 고장이 났고, 장마철엔 지붕에 구멍이 나서 비가 샜다. 전기가 합선됬고, 하나터면 큰일이 날뻔도 한데다가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환풍기가 한개도 없어서 새로 달아야했다. 이런 저런 공사들로 두달이란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꾸역꾸역 작업을 진행해나갔다. 이제 작업실 멤버들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아는 것 같다. 작업실 문제들로 한바탕 큰일을 잠재우고 나면 다른 어딘가에서 또 새로운 일들이 터지는 것에 대해 조금은 의연해졌다고나 할까. 나는 아직도 조금 예민해져있지만.

 

어찌됬던, 비가 오던 날 우리 넷은 작업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그러다가 20대때 내 생활들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나는 자꾸만 20대때 얘기를 하면 눈물이 난다. 왜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꾸역꾸역 삼키는데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뭐가 그리 후회 되는게 많고 내 스스로에게 아쉬운건지. 그러면서도 다시 돌아가면 또 똑같은 선택을 할 거면서 말이다. 마흔의 내가 삼십대의 날 보면서 지금처럼 눈물을 흘리진 않기를. 그런 회한의 눈물이 아니라 기쁘고 뿌듯해서 흘리는 눈물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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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