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2014. 10. 8. 01:01

 

 

또 시작된 데자뷰. 오늘따라 작업실에서 오래있기가 너무 힘겨웠다. 계속 어지럽고, 속이 미식미식 거리다가 갑자기 턱관절이 아파왔다. 그래도 있어야지 하며 밤 11시까지 버텼는데, '미늘' 작업을 엎어버리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초벌을 완성했을 즈음, 그때의 기분과 있었던 일들, 내 주변의 상황들, 그리고 변화된 그림들이 갑자기 한번에 훅! 들어오며 현기증이 났다. 생각해보니 이것들은 모두 다 꿈에서 보고 겪었던 것들이었다. 분명 나는 한달 전쯤 꾸었던 꿈에서 정말 안좋은 기분으로 그림을 고치고 우울해했는데. 그때 보았던 그림을 나는 오늘 그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미늘'이 그렇게 변할 운명이었나보군. 하고 다시 한번 인생의 복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초벌은 꽤 마음이 들었고, 그걸로 오늘 하루 위안을 삼았다. 내일도, 내일 모레도 그려야 할 것들은 천지다. 더 이상 작업 이외의 스트레스들은 생각하지 않게 되었으면한다. 오늘 하루 너무 속이 시끄러웠다. 나는 그만 날을 세워야하고, 또 그만 칼을 쥐어야 하고, 평화를 위해서 잠시 묵인해야함을, 조금은 참을 줄 아는 큰 그릇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내일은 기필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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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