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4. 5. 14. 22:07

 

 

 

셀프로 촬영한 우리의 웨딩 사진 곳곳에는 빼꼼이가 등장한다. 요즘 내가 짝사랑 중인 동물인데, 내가 입양한 것은 아니고 동서와 도련님이 캐나다로 가 있기 때문에 5개월만 맡아 키우기로 한 것이다. 강원도에 가서 잔디에 풀어놓았더니 좋다고, 신난다고, 들썩 들썩, 표정도 다르고, 뭔가 겁을 상실한 빼꼼이의 모습에 놀랐다. 도시생활에선 사소한 것에도 겁을 먹던 강아지인데.

이 날 이후로 빼꼼이는 산책도 잘 하고, 사회성도 길러진 듯 하다. 이제는 칭칭 내 다리를 감고 안간다고 늑대울음소리도 안내고, 내 옆에 붙어서 잘 따라오기도 하고, 자기가 먼저 막 뛰어가고 계단도 초스피스로 내려간다. 특히 아가들을 만나면 좋아하고, 나이 많은 어르신 남자들은 거의 본체만체한다. 여자애라 그런지 뭔가 새침하고 요염한 구석이 있다.

이 녀석때문인지 다른이유때문인지 요즘 작업을 잘 못한다. 집안일이 2배가 되었고, 오래 외출도 못하고, 이틀에 한번은 산책 나가줘야해서 시간도 쪼개어쓰고있다. 그래도 몇개월 뿐이니까 이 귀여운 생명체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아줘야하지 않겠나. 말 못하는 동물이어도 감정 표현 다 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사랑을 주고받고 있는데. 정이 너무 많이 들까봐 걱정이지.

빼꼼이가 나중에도 나를 안 잊어버리고 기억해주면 좋겠다. 어렸을적에 자신을 잠깐 키웠던 보모 정도로만 기억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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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