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4. 6. 10. 22:56

 

 

빼꼼이는 두달새 몸무게가 2배 커졌고, 3등신이던 몸길이는 거의 6등신이 되었다. 하루 두끼 먹는 양은 일정한데,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몸이 자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난 아침이 되면 빼꼼이를 안고 집안 여기저기를 보여주느라 바쁘다. 창문을 열고 베란다 난간 위로 올라가 어깨위에 이 아이를 얹고 바깥 구경을 시켜주고, 화장실에서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작은 방 바깥의 놀이터에서 들리는 아이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나를 위한 산책은 일정하게 열심히 한적이 없는 것 같은데, 빼꼼이를 데리고는 하루에 한번씩 집 주변 마트, 놀이터, 절, 산, 도서관, 카페...등등을 다 다닌다. 점점 행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고, 빼꼼이의 표정은 밝아졌고, 강아지 친구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겁도 조금씩 줄고 있다.

인간 아기와 개의 아기를 어릴적부터 비교해봤지만, 그때마다 나는 개의 아기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그게 도대체 뭔 소리냐며 당연히 인간의 아기가 훨씬 이쁜거라고 했지만. 그런데 개와 인간은 비교해서는 안되는거지. 뭐, 인간 아기는 인간 나름대로 예쁨을 가졌고, 강아지는 강아지 나름의 예쁨이 있는 것이니까. 이 보송보송하고 큰 눈을 가진 꼬꼬마 빼꼼이는 이제 청소년이 되었다(개 나이로). 그러니까 예전보다는 더 독립심이 강한 강아지로 키워도 괜찮겠지? 세달 뒤에는 진짜 주인인 동서와 도련님에게로 돌려주어야하는데, 그간 정 준거 생각하고 헤어질 거 생각하면 괜히 눈물이 핑 돈다. 그래서 정을 좀 떼어보려고 작업실을 더 급히 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다음주부터는 아침에 안녕하고 저녁에 봐야된다. 너무 애처롭게 생각하지 말아야하는데 자꾸만 빼꼼이 생각하면 안쓰럽고 좀 그렇다. 역시 개나 인간이나 책임을 져야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 눈앞에 닥치면 난 정말 열심히 할테지만(안봐도 비디오) 솔직하게 미래의 육아가 무섭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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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