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와 눈먼 올빼미를 읽고 있다. (같은 내용인데 다른 언어로 되어있고 번역자도 달라서 제목이 다름) 그 작가의 생애에 대한 글을 여러번 읽었는데도 읽을때마다 괜히 막 울적하고 짠해지는 것이다. 두번의 자살시도에서 한번은 실패를 했고 그리고나서 이 글을 썼다. 그는 그 다음 두번째 자살에 성공했고, 그의 책은 페르시아 문학의 중요한 한 획을 그었으며 20세기 아랍을 움직인 50인에 선정되었다. 나는 그 작가가 얼마나 깊은 슬픔을 느끼며 자국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예술을, 문학을 갈망했을까 상상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정말 제대로된 작품 하나쯤 남길 수 있다면 그렇게 죽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내 눈앞에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3초간 스윽 스쳐갔고 바로 정신을 차렸다.
사데크도 사랑하던 여자가 있었던 모양이다.(책 뒷부분에 사진들 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스를 틀어놓고 자살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삶의 어두운 부분을 정면대응하려고 노력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는 결국 생을 스스로 마감했지만. 그의 글에는 이런 글귀도 눈에 띈다.
'눈앞에 보이는 형상들은 스스로가 살아있어서, 자기들 멋대로 산산이 해체되었다가 다시 하나의 형체로 모여지곤 했다. (중략) 나는 맑은 정신인 채로 눈앞에 나타난 형상들을 하나하나 분리하여 그것들을 차분히 살펴보았다. 그러자 매우 생소한 느낌, 마치 내가 그때까지 스스로를 전혀 알지 못하고 살아왔으며, 내가 항상 생각해오던 이 세상의 의미와 힘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깜깜한 암흑만이 뒤에 남았다. 나는 밤을 응시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밤을 사랑하는 법도 배운바 없었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자극하는 강력한 힘으로 도피함으로써 삶의 괴로움과 고통에서 놓여날 수가 있다. 바로 그런 순간에 진정한 예술가는 걸작을 탄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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